1.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제목 한번 잘 지었다.
이번에 추천할 해외드라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영국 배경의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입니다.
원제는 사진과 같지만 한국에서 그대로 제목을 쓸 수 있는 정서가 아니니, 한국에서는 원제가 주는 느낌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다정한 제목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영국의 한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성적인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것들을 에피소드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단순히 그것을 뛰어넘어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고민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을 도와주어야 할지 그 접근 방식과 방향에 대한 고찰을 전부 담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청소년들의 고민과 학교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지만 아무래도 성적인 내용을 다루다 보니 청소년 관람불가의 등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청소년들에게 권장해도 될만한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는 피하기만 하는 것보다, 마주보고 직면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너무나도 어린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부모의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보니, 저의 아이들이 모두 자라서 10대 청소년이 되면 부모로써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잠시 고민해보게 만드는 드라마였습니다.
2. 영국드라마에도 유머가 있다.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 프렌즈 등으로 미국식 유머에 적응했다면, 이제는 영국식 유머에 입문할 차례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영국식 유머가 훨씬 직설적입니다. 문장 역시 간결하고 내용도 간결한데, 발음 마저 툭툭 끊어지는 영국식 발음까지 더해지니 훨씬 차갑게 느껴질법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연출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꼭 영국식 문체이기 때문에 문장이 간결한 것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다분히 하고자 하는 말을 군더더기 없이 전달하는 화법을 쓰고 있습니다.
Jean : Descriptive words, please.
아들 오티스가 계속 퉁명스럽게 행동하자 엄마인 진 밀번은 왜 그러는지 그에게 묻습니다. 하지만 그 대답에 모든 답을 얻지 못한 그녀는 이렇게 간결한 문장으로 아들에게 대꾸합니다. 저도 요즘 큰 아들이 벌써부터 퉁명스럽게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엄마표 영어라는 이름 하에 한번 저렇게 말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어 적어두었습니다.
3. 나약해보이지만 내면이 강한 주인공, '오티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오티스는 학교에서 굉장히 존재감 없는 학생일 뿐입니다. 조용히 무난한 학생으로 인기가 많은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고 자신은 전혀 경험이 없지만, 오티스는 엄마와 단 둘이 살며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성 문제에 대한 상담을 해주게 됩니다. 에피소드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문제를 가진 학생들이 그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하는데, 이 문제들에 응하는 오티스의 해결책을 들으면 들을수록 상당히 단단한 내면을 갖고 있음을 알게됩니다.
드라마는 각 시즌별로 에피소드 8개씩 구성되어 있는데, 시즌1에서도 가장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오티스의 내적 성장을 기대해 볼만한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글을 쓴 엄마에게 , 그간 자신의 마음 속에 응어리진 감정들을 쏟아내는데 이 장면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Otis : You cross multitudes of parental boundaries on a daily basis.
오티스는 군더더기 없이 자신이 하고싶어 하는 말을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저도 나중에 10대가 된 아들들을 키우면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사였습니다.
사실상 시즌 1 의 첫 에피소드에서 이미 오티스는 아침에 일어나 엄마 진 밀번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바로 피드백을 주려던 엄마에게 더 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 않고 자신이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되받아칩니다. 이때 엄마 진 밀번 역시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사춘기의 자녀가 부모에게 용기내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를 갖기도 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생각하면 이 드라마는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과 연출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여러모로 배울 거리가 넘치기에 넷플릭스에서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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