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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SHOWS/Korean tv shows

한국드라마:더글로리, 찬란하고도 처절한 복수

by 미스오디너리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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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시즌1과 시즌2 모두 전 세계를 휩쓴 한국 드라마 '더 글로리(The Glory)'를 한국적 측면에서 알고 보면 좋은 포인트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더 글로리, netflix.com
The glory, netflix.com

1. 한국사회에서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

 

여느 사회에서나 '학교 폭력'은 용납될 수 없는 것입니다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 사회에서는 학교 폭력을 상당히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포함하여 그 소속집단인 학교 안에서 이것을 쉬쉬하며 무마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internet 보급과 함께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하나의 뉴스가 삽시간에 빠르게 퍼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최근 크게 성장한 social medias를 등에 업고 실시간으로 뉴스를 만들고, 전파시킬 수 있게 되면서 학교폭력은 물론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된 영향도 매우 큽니다. 

 

한국은 문화적으로 타인과의 마찰이 생겼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공론화하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잠재우는 상당히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피해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에게 먼저 손가락질을 하기보다는 먼저 피해자에게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은지를 찾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대가 여러 번 바뀌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인식과 대응방식이 대폭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드라마 'The Glory'가 나오면서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화제가 되고,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 역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입니다. 

 

2. 김은숙 작가의 입증된 필력

드라마 'The glory'의 김은숙 작가의 글솜씨는 한국내에서 이미 손에 꼽는 드라마 작가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다 한류(Korean cultural syndrome)로 한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중동아시아 등으로 한국 드라마가 대거 수출되면서, 그녀의 드라마 역시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대표작품은 수없이 많지만 이번 the glory의 여주인공인 배우 송혜교가 이 작품 이전에 출연했던 '태양의 후예'가 엄청난 흥행을 하면서, 송혜교 배우의 fan들은 김은숙 작가와 그녀가 다시 만난다는 사실 자체에 열광하며 드라마 the glory를 기다려왔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 이전의 김은숙 작가는 로맨스 드라마의 대가로 불릴 만큼, 탄탄한 사랑의 서사와 달콤하고도 가슴을 울리는 그녀 특유의 대사를 써온 작가입니다. 하지만 이번 the glory처럼 다소 어두운 주제를 처음으로 선택한 김은숙 작가가, 과연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고찰과 처절한 복수극을 드라마라는 장르에 어떻게 녹여낼지 그 궁금증과 기대감이 폭발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전혀 다른 연기의 지평을 열어준 주인공

 

김은숙 작가는 물론 이번 드라마의 주인공인 배우 '송혜교' 역시 이번 드라마 흥행의 주역입니다. 드라마 the glory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모두 나무랄 데 없지만, 배우 송혜교가 기존에 보여줬던 연기를 완전히 벗어나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었기에 그녀의 변신에 실로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배우 송혜교는 연기 경력이 상당히 오래된 한국배우인데, 지금까지는 사실 그녀의 수려한 외모가 연기보다 더 돋보였다면 이번 작품으로 그녀는 연기력으로도 한국을 넘어 전 세계 팬들에게서 상당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치유할 수 없을 법한 상처를 받은 공허한 눈빛과 표정은 물론, 발음과 감정 모두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대사 전달력을 보여줌으로써 배우 송혜교는 그녀의 연기 경력에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고 생각됩니다.

 

4. 권선징악

한국에서는 '권선징악'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하고 착한 것을 권하고, 악한 것을 벌한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권선징악을 실현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드라마, 소설, 영화 등 다양한 범주에서 권선징악을 다룬 이야기가 많았고, 한국 전래동화에서도 권선징악을 결론으로 도출하면서 한국인들에게 '결국 악하고 나쁜 것은 벌을 받으니,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회적 격차에 따라 권선징악이 꼭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은 아님을 알기에, 이제는 이 주제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고 대중들에게는 흥미롭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 glory에서는 한국에서는 뻔한 결말이라고 받아들여졌던 '권선징악'이라는 카드를 꺼내듭니다. 뻔해 보이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그 여정의 디테일이 모두 신선했고, 뻔한 결말에 뻔하지 않은 전개가 이 드라마의 흥행의 이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5. 복수의 주체와 객체의 본질적 균형 

이번 드라마 the glory에서 또 감탄했던 부분은 바로 복수의 주체와 객체가 본질적 균형을 유지한다는 점입니다.

복수의 주체인 '문동은'과 그 대상인 '박연진'의 본질이 흐트러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박연진 외에도 학교폭력에 가담한 그 무리와 이것을 무마하고, 덮고자 방관했던 사람들 모두 극의 마지막까지 일말의 미안함, 반성, 후회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복수의 주체인 '문동은'은 자신이 입은 상처에 대한 복수를 자행하며 그 행동에 대해서 정당함을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어린 나이에 이유 없이 자신이 입어야 했던 수많은 상처에 대해, 군더더기 없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대가를 치르게 하는 캐릭터 설정역시 상당히 깔끔합니다 복수의 객체인 '박연진'을 비롯한 무리들 역시 한 번도 반성이나 후회의 순간이 없고, 극의 마지막까지 그저 기회를 엿보며 복수를 피해 갈 궁리만을 꾀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처절한 상황이 닥쳐도 '문동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는 것 역시, 그들이 인간적으로 지니고 있는 본질 자체가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6. 복수를 함께 돕는 조력자들에게도 완벽한 사연이 존재한다.

 

드라마 'The glory'에서 복수의 주인공인 '문동은'을 돕는 조력자는 크게 '주여정'과 '강현남'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동은'못지 않게 각자의 상처가 깊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복수를 행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연을 지니고 있다. 이들이 '문동은'의 복수를 자신의 것처럼 열심히 돕고, 심지어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복수 역시 행하고 있거나 심리적으로 위로를 얻기까지 하는 그 이유가 완벽하다. 

 

 

요즘 한국에서는 '용두용미'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본래의 단어는 '용두사미'라는 말로, 단어를 단편적으로 뜯어보자면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로 시작은 거창하지만 마지막은 보잘것없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The glory'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성공적인 일련의 것들에게 '용두용미', 즉 '용의 머리에 용의 꼬리'라는 뜻으로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두 아이의 엄마로 학교폭력이라는 소재가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아 더욱 집중해서 보았던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한국인으로써 문화적인 자부심을 갖게 하는 드라마이기에, 여러분에게 넷플릭스를 통해 꼭 보기를 추천드립니다. 

 

다음에 다른 드라마 소개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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