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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SHOWS/Korean tv shows

한국드라마 :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by 미스오디너리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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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시청 포인트 '빨간 구두'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 이야기"

 

이번 에피소드에서 고문영은 문강태를 자신의 빨간구두라고 이야기합니다. 

"억지로 갈라놔도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게 있지" 라고 말하며 그녀는 문강태에게 다가가는데, 이때 그녀의 발에 새빨간 구두가 신겨져 있는 것으로 에피소드가 마무리됩니다. 

 

실제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 이야기에서는 빨간구두를 향한 그녀의 욕심으로 그녀는 이 구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저주에 걸리고, 결국 두 발목을 자르고 나서야 자신은 구두로부터 해방되지만 구두에 신겨진 두 발은 여전히 계속 춤을 춰야만 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어쩌면 이 드라마에서도 후반부에 고문영과 문강태의 악연이 소개되며, 고문영이 탐내지 말았어야 했던 것은 바로 문강태였으며 그녀가 자신의 엄마로부터 해방되면서 비로소 자유를 얻은 이야기가 오버랩되는 듯합니다. 

2.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나만의 빨간 구두를 찾았어. 

 

지난 에피소드에 이어 문강태는 고문영에게 자신이 좋아했던 여자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아름다운 추억속 그녀와 닮았다며 자신에게 수작을 거는 거냐고 되묻는 고문영에게 문강태는 별로 좋은 추억이 아니었다고 대꾸하지만, 그녀는 그럴수록 가슴에 더 남는 법이라고 되받아친다.

 

문강태는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고 하지만, 때마침 이상인 대표와 유승재가 등장하면서, 실은 그가 형을 위해 고문영의 사인을 받고 싶어했다는 속마음을 들키고 맙니다. 고문영은 묘하게 탐나는 문강태를 다시 만나보고자, 그의 형에게 사인과 함께 꼭 사인회에 오라며 달콤하게 초대하는 글을 남겨둡니다. 그리고 출판사 직원인 유승재에게 문강태 뒷조사를 지시합니다. 

 

뒤늦게 고문영이 사인회에 꼭 오라고 적어둔 글귀를 발견한 문강태는, 차마 자신이 또 사인회에 따라가서 그녀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 친구인 조재수에게 형을 데리고 가줄 것을 부탁합니다. 하지만 때마침 지방에서 올라와있던 남주리는 조재수를 찾아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문강태에 대해 이것저것 묻고, 그녀와 함께 이야기하며 술에 취약한데도 불구하고 맥주를 마신 조재수는 다음날 약속에 늦고 맙니다. 한편 남주리는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기 전에 문강태를 찾아가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함께 일해볼 생각이 없는지 이야기를 꺼내는데, 하필이면 이 병원은 문강태와 문상태가 어릴 적 엄마를 잃고 떠나온 성진시라는 곳에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형을 데리고 사인회에 간 문강태는 잠시 형을 두고 자리를 비웠는데, 그 사이 문상태는 다른 어린 아이의 가방에 달린 공룡인형을 보고 다가가 스스럼없이 말을 걸게 되고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아이의 아빠가 그를 밀쳐내며 소란이 일어납니다. 이때 고문영이 직접 나서서 그녀의 성격대로 그 아이아빠에게 말을 하고 똑같이 머리채를 잡는 등 이 일로 대중들에게서 엄청난 질타를 맞게 됩니다. 

 

심지어 고문영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논평가 한 명을 두고 고문영은 또 일을 만들고, 또다시 이 일로 고문영과 문강태는 서로 얽히면서 고문영은 더 문강태를 자신의 곁에 두고 싶어 합니다. 이 사건으로 고문영은 잠적하게 되고 출판사 역시 문을 닫는 일까지 생깁니다. 때마침 유승재에게서 받은 자료로 자신과 문강태의 공통점이 성진시에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아 성진시로 내려갑니다. 자신을 찾느라 전화를 건 이상인 대표에게 고문영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만의 빨간 구두를 찾았어."

 

 

문강태와 문상태 형제 역시 어릴 적 떠나왔던 성진시로 되돌아가게 되고, 문강태가 일하게 된 병원에는 고문영의 아빠가 오랜 환자로 입원해 있는 등 앞으로 이 둘의 이야기가 또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게 합니다. 만나지 않으려 해도 절대 피해 지지 않는 둘의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게 합니다. 

 

3. 3화에서 favorite lines & scenes

고문영 : 다음에 또봐.

문강태 : 그럴 리가.

 

자신의 사인을 받고 뒤돌아 나가는 문강태의 뒤통수에 대고 고문영이 또 보자는 말을 꺼냅니다. 하지만 그는 질색하는 눈빛으로 "그럴 리가"라고 대꾸합니다. 이 드라마는 다소 특별할 것 없는 없는 대사들에 자신의 색을 입힌 작가의 집필력이 돋보입니다. 보통은 "아니"라는 식으로 대답해오던 기존 드라마의 대사와는 달리 "그럴리가"라고 한층 더 깊게 둘의 사이에 절대 다시 볼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담겨있습니다. 그만큼 어쩔 수 없이 둘은 다시 만날 수밖에 없다는 드라마 적 구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대사라고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드라마의 대사는 일상적인 틀 안에서 미묘하게 틀을 깨는 매력이 참 좋습니다.

 

사이코지만괜찮아 2화, tvn.cjenm.com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tvn.cjenm.com

고문영 : 트라우마는 이렇게 앞에서 마주 봐야지. 뒤에서 보듬는 게 아니라. 

 

흥분한 고문영을 진정시키고자 문강태가 뒤에서 그녀에게 나비포옹법을 가르쳐 주자, 그녀는 그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게 뒤돌아서며 그의 눈동자를 제대로 응시하며 말합니다. 지나간 상처를 결국은 묻어두고 지나치는 것보다 마주 보고 나의 상처와 화해하든, 용서하든, 다시 싸우든지 마주 하는 것이 저 역시 맞다고 생각해서, 이 대사가 참 잘 쓰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tvn.cjenm.com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tvn.cjenm.com

고문영은 자신의 눈에 예쁜 것은 '탐난다'라고 말하며 꼭 가져야만 하는 성격입니다. 출판사에서 자신이 사인한 책을 받아 나서서 걸어 나가는 문강태의 뒷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그를 갖고 싶어 하는 고문영의 속내를 연출한 장면입니다. 마치 소인국에서 혼자 거인이 된 듯한 고문영의 손 끝에 들리는 문강태를 보며, 상대의 의사와는 달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갖고야 만다는 고문영의 성격을 이렇게 연출할 수 있다니 정말 신선했습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tvn.cjenm.com
사이코지만 괜찮아 2화, tvn.cjenm.com

고문영이 '상태오빠'라며 사인회장에서 만나자는 글을 남긴 책을 받고, 문상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그녀의 사인회장으로 달려가는 길에 문상태는 자신만의 세상에 빠지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당시 이 연출 자체가 실제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머릿속을 상당히 잘 그려냈다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에서 또 놀란 것이 상태의 상상 속 장면은 갑자기 비율이 전환된다는 점입니다.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비율로 전환이 되는데, 그만큼 문상태는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있고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그의 상상을 구경하는 느낌을 들게 하여 단순히 비율 전환도 연출의 일부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진시의 '괜찮은 병원'에 일하게 된 문강태를 찾아가는 고문영이 빨간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그에게 걸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그녀가 등장하면서 병원 안에 있는 괘종시계가 12시에 맞춰 울리는데, 마치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는 듯했습니다. 고문영은 분명 강인한 여성이지만 내면에는 유년시절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숨어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문강태와 문상태를 만나 점점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에, 어쩌면 문강태가 그녀를 구해주는 왕자님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한국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에피소드 2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번에 다른 에피소드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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