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리움 그랜드 방콕 수영장
이번 방콕 여행 숙소를 차트리움 그랜드 방콕으로 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 호텔의 수영장 때문이었다. 청량감 넘치는 푸른 수영장 물빛에 더운 나라에 온 느낌이 넘치는 침엽수에 사원 같은 조형물이 가운데 놓여있는 사진을 보고, 도심에 있는 호텔이지만 이렇게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끌렸다. 그리고 수영장 길이도 무려 40미터나 되서 제법 수영할 맛도 나고, 사람이 좀 있어도 붐비는 느낌이 덜 날 것 같았다.
수영장 사진
날씨가 얼마나 뜨거운지 아침에 건너가도 공기가 후끈후끈했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크게 없었고, 덕분에 나는 한적하게 수영장을 즐길 수 있었다. 저 사원 조형물 근처에서 사람들이 기념사진도 많이 찍는데, 어떤 중국인은 짧은 동영상을 찍는지 스탠드까지 세워놓고 촬영하는 걸 봤다.
주변에 너무 고층건물로만 둘러싸여 있지 않아서 다행히 수영장에서 보이는 뷰가 크게 답답하지 않았다. 수영장에서 보면 바로 옆에 시암 파라곤(Siam Paragon)건물도 보인다. 지젤 번천 얼굴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건물이 바로 시암 파라곤이다.
나의 친구 최가 장신의 그녀는 모자이크 안에 가둬놨다. 조식 먹고 나면 수영장에 내려가서 책 읽다가 음료 주문해서 마시다가 더우면 물에 들어가서 수영하다가 또 나와서 한참 쉬다가 더워지면 또 다시 물에 들어가길 반복했다. 둘 다 부지런히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이런 사이클이 잘 맞아서 더 좋았던 여행이었다.
첫 이틀간은 비 한 방울 없이 하늘이 맑았는데, 나머지는 지나가는 비를 종종 만나기도 했다.
스콜이 쏟아져도 금새 지나가겠거니 싶어서 계속 수영장에서 놀았다. 직원들은 비가 오면 부지런히 썬베드를 정리해서 비에 젖지 않도록 하고, 또 비가 그치면 정리하는 걸 반복했다. 낮 시간에는 정말 그늘에 있어도 열기가 후끈후끈했는데, 4월이 방콕의 여름이라는 걸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았다.
풀 사이드(Poolside bar)
수영장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하면 바로 옆에 이 Flow라는 레스토랑에서 만들어서 가져다준다. 공식 영업시간은 12시부터라고 나와있지만 11시 근처에 너무 목말라서 주변을 알짱거리니, 음료를 만들어서 가져다주셨다.
기가 막히게 맛있던 망고스무디랑 콜라, 그리고 배고파서 감베리 피자까지 시켰다. 첫 날은 호텔에 도착하니 오후 2시정도 되어서 체크인하고 좀 쉬다가 바로 수영장에 내려가서 놀았다. 비행도 비행이지만 물놀이 좀 하고 나서 풀사이드에서 피자 시켜서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그리고 피자를 화덕에 구워나올거라고는 생각도 안하고 주문한거라서, 진짜 맛도 기대이상이었다.
친구는 싱하(Singha)맥주보다는 창(Chang)맥주를 더 좋아하는데, 이 호텔에서는 싱하만 마실 수 있어서 계속 싱하를 시켜서 마셨다. 나도 뭔가 한잔 마시고는 싶은데, 맥주 하나 시켜봤자 죄다 남길게 뻔해서, 칵테일 메뉴를 파고들었다. 그런데 메뉴에 나온건 청량함과는 거리가 있는 메뉴들 뿐이라서, 메뉴에는 없지만 피나콜라다를 연하게 타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된다고 해서 그걸로 시켰다. 가격은 미리 물어봐서 390바트에 주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전부 가격에 10% & 7% 가 붙으니 호텔에서 먹고 마시는 건 정말 서울 물가 그대로 옮겨온 거나 다름이 없다.
다른 날은 마이타이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이것도 된다고 해서 시켰다. 싱가폴 슬링도 주문해봤는데 이건 재료가 없어서 안된다고 했다. 메뉴에 없는 칵테일은 전부 390바트로 통일했는지, 이번에도 가격이 390바트였다.
저 반지는 이번에 에이치앤엠 (H&m)에서 산건데, 생긴건 완전히 취향에 들어맞는데 어째 계속 차고 있으면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어서 종종 빼놓고 있었다. 마시지는 않지만 친구의 싱하 맥주를 들고 사진도 남겨봤다. 진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 내가 읽은 책 세권이다. 개인적으로 그냥 작가가 술술 적어내려간 산문집을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나 고 박완서 작가의 호미는 정말 닳고 닳게 읽는 애착 서적이나 다름없다. 크레마 같은 것도 여행다닐 때는 참 편하고 좋겠다 싶은데, 아무래도 글은 전부 종이로 배운 세대라 그런지 별로 신문물이랑 친해질 생각이 없어서인지 아직도 종이책 맛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기념사진들
낮 시간대에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수영장에 사람이 정말 없다. 사람 있을 때 사진 찍기가 영 부끄럽지만 그래도 기념사진은 남기고 싶은 나 같은 사람은 낮 시간에 나가서 이렇게 사진을 남겨보는 걸 추천한다. 지나고 나니 정말 사진만 남는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 기억력도 떨어지니 정말 사진을 봐야 기억이 나기 때문이라는 슬픈 사정이랄까.
같이 간 나의 친구가 참 이리저리 사진도 많이 남겨주었는데, 오랜만에 전화기에 아이들 사진 말고 나 혼자 찍은 사진이 가득 남은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호텔 방에 가운이 다 비치되어 있지만 나는 그래도 내 로브 두어개는 꼭 챙겨가는 편이다. 저 술이 찰랑찰랑 달려있는 인디언 옷 같은 것도 산지 무려 7년이나 된 건데, 아예 수영복이랑 같은 박스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다.
7층 레스토랑 겸 바(bar)인 Flow 옆에 화장실도 궁금해서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한번 들려보았는데, 저렇게 전신거울이 또 떡하니 붙어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사진을 남겨뒀다. 타 블로그까지 시작한지 7년이 되어가니 거울만 보이면 사진을 안 찍고는 못 지나가겠다..
수영장 밤 야경 사진
첫 날 밤에 내려와서 보고 감탄을 했던 수영장의 야경이다.
수영장은 저녁 8시까지만 해서 너무 아쉬웠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부터 수영하기에 정말 해도 안 뜨겁고 물도 적당해서 한 5시 30분 근처부터 사람이 늘어난다. 수영장을 한 9시까지만 해도 더운 시간에 나가서 마사지 받고, 저녁도 사먹고 들어와서 수영하면 좋겠는데 시간이 참 애매했다.
조식 먹으러 가면 사람이 항상 바글바글대는데, 수영장에 내려와보면 참 그만큼 사람이 없다는 게 매번 신기했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방콕에 머무는 동안 정말 손톱같은 달이 매일 떠 있었는데, 공기가 탁하지 않아서 매일 밤 깨끗하게 달 구경도 했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나오는 노래가 시간대마다 다 분위기에 딱딱 맞는 노래를 틀어줘서, 선베드에 앉아 있어도 물 속에서 수영을 하다가 들어도 다 기분이 났다.
여러모로 차트리움 그랜드 방콕 호텔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시설도 전부 깨끗하고, 아쉬운 부분 찾기가 어려웠다.
2023.05.01 - [theoloop.com] - 방콕 3박 4일 #3 그랜드 차트리움 방콕 조식 후기
2023.04.28 - [theoloop.com] - 방콕 3박 4일 #2 방콕 시내 호텔 추천 '차트리움 그랜드 방콕' 디럭스룸
2023.04.26 - [In to the globe/해외여행] - 방콕 3박 4일 #1 타이항공, 스카이허브 라운지, 방콕 택시비
'In to the globe >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콕 3박 4일 #6 방콕 쇼핑 추천, 시암파라곤 고메마켓, 방콕 야시장 (1) | 2023.05.05 |
---|---|
방콕 3박 4일 #5 차트리움 그랜드방콕 키즈룸, 피트니스,마사지 (0) | 2023.05.04 |
방콕 3박 4일 #3 그랜드 차트리움 방콕 조식 후기 (0) | 2023.05.01 |
방콕 3박 4일 #2 방콕 시내 호텔 추천 '차트리움 그랜드 방콕' 디럭스룸 (0) | 2023.04.28 |
방콕 3박 4일 #1 타이항공, 스카이허브 라운지, 방콕 택시비 (0) | 2023.04.26 |